- 본문: 로마서 8:28
- 제목: 십자가 아래 사는 삶-고난에 대하여
존 스토트 <그리스도의 십자가> 13장을 참고.
우리가 사는 삶에는 고난과 그로 인한 고통, 아픔, 상처가 있다. 4월에는 특히 세월호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고개를 들어보면 극한의 고통이 산재해 있고, 사실 고난은 모든 사람이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삶도 한꺼풀 벗겨내면 눈물과 아픔이 있다. 고난 없이 살다가 가는 사람은 없다. 고난은 모두의 몫이다.
고난과 고통이 하나님의 사랑, 정의 개념과 조화로운가?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고난과 고통이 있는가?
I. 이 질문을 다루기 위해 먼저 고난의 원인을 생각해보자.
☆ 고난은 생각보다 많은 경우 사람의 죄가 원인된다.
사람에 주어진 자유를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자신에게, 또는 타인에게 고난을 유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적은 경우이지만 죄와 연관 짓기 어려운 천재지변 등에 의한 고난도 있다.
그러나 창세기는 사람의 죄와 타락, 그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은 창조세계의 타락과 깨어짐을 유발했음을 보여준다.
☆ 물론, 흔치 않지만 욥기에서 볼 수 있듯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 하에 주어지는 고난도 있다.
요컨대 모든 고난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II. 고난에 어떻게 반응하여야 하는가.
☆ 성경은 하나님을 따르는 길에 고난과 시험, 세상의 저항이 따른다고 설명한다.(디모데후서 3:12) 예수가 먼저 걸어가신 길에 동참하는 과정에 따라오는 성격의 고난은 피해서는 안 되는 고난이다. 그러한 고난은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
☆ 한편, 고난은 하나님이 징계하시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히브리서 12:10) 이 경우 고난은 거룩에 참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고난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죄에서 돌이키고 삶에 성숙을 낳도록 돕기도 한다.
☆ 고난은 우리 믿음을 정금같이 단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베드로전서 1:7) 포도나무가 열매 맺기 위해서는 때때로 가지치기가 필요한 것처럼 고난은 우리 믿음을 흔드는 요소들을 하나님 안에서 처리하도록 맡겨드리는 훈련의 기회가 된다. 바울은 가시와 같은 고난이 자신을 낮추는, 겸손케 하는 작용을 하였다고 고백했다.
☆ 나아가 함께 고난 받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삶에 동참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III. 고난은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새롭게 창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우리의 진면목은 잘 들여다 보면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앞서 본 것처럼 고난은 대부분 사람의 죄로 기인한다. 그런 고난을 하나님은 그 목적을 이루시는 데 사용하실 수 있다. 고난은 도리어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고, 결국 이 가운데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 속에서 그 운명을 바꾸시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으로 새로워 지도록 이끌어 가실 수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해보라. 예수님이 당하신 모욕, 배신, 십자가형벌의 참혹함을.. 그러나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나타낸 사건이 되었다. 그 십자가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반드시 오늘 이 세상의 우리 고난 사건도 하나님의 사랑,정의 사건으로 변혁시키실 것이다.
IV. 욥의 경우를 다시 보자.
엄청난 고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사람에게 닥칠 수 있다. 그러나 욥은 그 가운데 자연세계를 다스리시는 주권자인 하나님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그대로 수용한다.
로마서 8:32에서는 하나님이 보여주신 완전한 사랑을 기억한다면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이 주관하시며 우리 운명이 안전함을 신뢰하고 잠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V. 내가 고난 받는 지금 하나님 어디 계셨습니까.
위와 같은 말씀을 신뢰하고 받아들이더라도 당장 고난을 겪는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도대체 하나님은 어디 계시냐고 피맺힌 울부짖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 예수님이 오심을 기억하자. 그 고난의 한 가운데 오기로 하신 하나님, 그래서 사람의 모습으로 억울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하나님, 우리와 연대하신 하나님을 기억하자...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 고난의 한 복판에서 나와 함께 계시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파하고 계신다. 연대하여 그 눈물의 짐을 함께 지고 계신다. 그리고 그 고난 이후의 하나님의 지혜, 변혁, 새 일을 이루시는 것을 믿고 바라보자. 당장의 실망감을 넘어 십자가의 주님을 기억하자. 그 주님이 우리 손을 붙잡고 가신다.
당신은 결코, 절대로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