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십자가 이후의 삶
- 본문: 로마서 6:1~14
부활절 절기는 지나갔으나 그 의미를 깊이 묵상하자.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11장을 참고)
I. 죄의 무거움과 참혹함에 대하여
죄에 대해 사람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들어 보면 죄가 얼마나 세상에 만연해 있는 실재인지 알 수 있다. 정인이 사건, 구미 아동학대 사건, 세 모녀 사건, 유명인들의 과거 학폭 사건들까지... 계속하여 사회에 죄의 이슈가 끝없이 드러난다.
그뿐 아니라 내 삶의 문제를 들여다 보라. 직장 속 갑질,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 부부간 갈등까지... 죄는 피상적인 것이 아니다. 인간의 실상, 민낯은 사실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나 자신도 남을 비난하기는 쉬우나 나 자신의 민낯도 돌아보라. 자유로울 수가 없다.
죄의 보편성... 그 때문에 사회도 결코 그 해결책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다.
이 죄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이 나섰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 대속적 죽음은 결코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자기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과 그렇기에 하나님이 흠 없는 사람이 되어 대신 그 대가를 치러주신 것이다.
II. 그리스도가 이루신 대속의 은혜를 어떻게 수혜할 수 있는가.
하나님은 그 역할을 수행하셨다. 그러나 사람은 죄의 영향력 가운데 여전히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이 이루신 역사를 사람이 받아들이는 일이 필요하다. 마치 백신이 개발되어도 맞지 않으면 코로나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과 같다.
로마서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맞아들이는 것, 나의 것이 되는 방법으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누가복음 말미에도 나오듯 그 연합은 "회심"에서 시작된다.
그리스도가 날 사랑하셔서 대신 죽으신 사건을 믿고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자는 나의 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다. 내 과거를 죽이고 온전히 부활하신 예수님과 연합하여 새로운 정체성,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다. 이로써 빚이 지불되고 자유케 된다.
III. 죄에서 죽은 자가 다시 죄 안에 거할 수 있는가.
그리스도인이 되고도, 죄의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악, 사탄의 세력은 여전히 존재하고, 특히 그리스도인이 사는 세상은 악과 사탄의 영향력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정체성을 얻고도,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성경은 이러한 사람의 모습을 두고 개가 자신이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의 생명까지 내어주기로 작정하신 우리의 모습, 우리의 새로운 삶은 이러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다시 죄의 종노릇 하기를 하나님은 절대 바라지 않으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부인"이다. 내가 나를 계속 예수의 십자가 앞에 죽이고 나를 통해 다시 사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1. 우리의 운명을 옭아맸던 죄의 사슬이 끊겼다. 그 지배력을 상실했다.
2. 우리의 삶에 성령이 함께 하신다. 하나님과 연합하여 살려고 할 때 성령님이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 소욕을 이기고, 우리 안에 없던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신다.
3.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의 뜨거운 피를 내가 다시 바라볼 때 나는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연합을 가능하게 한다.
다시 살게 된 그리스도인이 자기부인을 통해 하나님과 연합하여 살 때 나는 죄 안에 거하지 않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IV. 진정한 자기존중 : 하나님이 특별히 여기시는 나를 깨달아야 한다.
세상은 하찮게 여기고 낙인찍고 조바심 내게 하여 계속 열등감 속에 살도록 나를 몰아간다. 이러한 흐름은 나를 작게 여기게 만들고 하나님을 잊고 살게 만든다.
그러나 죄인들과 함께 하신 예수님, 소외된 자들을 우주보다 귀하게 여기신 예수님을 기억하라.
나는 무가치하지 않다. 세상은 나를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아닌 것처럼 만드는데 내가 세상을 따라가서 살려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하나님의 십자가 앞에서 자기부인을 해야 하는 나는 오히려 이로써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세상으로부터 자유케 되며 하나님이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토록 특별한 존재로 살 수 있고 이것이 진정으로 자기 존중을 하는 방법이다.
사람의 실존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습을 여전히 갖고 있지만, 죄의 영향으로 하나님을 거역하는 모습 또한 담겨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그러한 사람에게 죄인된 모습을 철저히 부인하여 죽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새 생명, 새 존재의 의미를 얻어 최초 창조되었던 모습, 하나님이 계획하신 모습, 하나님을 닮은 모습, 하나님의 자녀 된 모습을 회복하고 진정으로 자기를 존중하는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