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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한스푼/묵상나눔

삶의 다른 방식

  • 본문: 창세기 44장
  • 제목: 삶의 다른 방식


I. 사람이 가진 통제력의 한계와 궁극적인 주관자 하나님

정탐꾼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베냐민을 데려온 형들. 요셉을 잃은 야곱에게 베냐민은 특별한 존재였다. 그를 떼어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43장 2절은 더 이상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을 미룰 수가 없는 외통수에 놓인 상황을 보여준다. 야곱도 베냐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 너머에는 하나님의 영역이다. 이에 야곱은 14절의 기도를 드린다.

이에 요셉이 혐의를 벗기고 잘 먹이며 호의를 베푼다. 그러나 쉽게 일이 풀리지 않는다.


II. 하나님이 그동안 삶을 만지신 형들의 변화

요셉은 은잔을 베냐민의 짐에 숨겨넣는다. 은잔이 발견되면 그는 도로 잡힌다. 라헬의 자녀에 대한 질투로 요셉 없이 집으로 돌아갔던 형들. 그 똑같은 상황을 재연한다.

그런데 베냐민이 다시 잡히는 상황이 되자 형들이 모두 옷을 찢고 슬퍼한다. 요셉의 인생을 산산히 부수었던 형들의 질투와 관계의 파탄을 고려하면 형들의 삶에 변화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6절부터 유다의 변명이 나온다.
무고함을 입증할 방법이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호소한다.

1)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태도

그 옛날 요셉에 대해 얼버무리고 거짓말 하던 모습, 구덩이에 놓고 태연히 음식을 먹던 모습이 달라졌다.

2) 우리가 대신 종이 되겠습니다.

요셉을 짓밟고 비정했던 모습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된 모습은 일반적인 형제의 우애의 발로가 아니다. 야곱의 편애로 서로 반목하고 죽이려 들었던 가정이었음을 고려하면 유다가 야곱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고 베냐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편애 면에서 보면 다른 형제들은 피해자이다. 그리고 27절을 보면 아버지의 편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유다는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한 마음의 변화가 어디서 온 것일지 알기는 어렵다. 

괴로움 속에 울부짖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생긴 인간적인 연민이었을까? 자신이 저지를 끔찍한 범죄에 대한 자책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자신도 아들을 잃은, 특히 자기 부정함으로 인한 가정의 상처를 겪고,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관점이 변하여 아버지를 보는 관점이 변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삶에 주어지는 사건들 가운데 그 의미를 숙고하는 태도는 하나님에 대한 관점의 변화, 이어서 타인과 세상을 보는 관점의 변화를 만든다. 아버지의 절규를 본 유다는 베냐민을 구하기로 마음 먹는다. 야곱의 편애를 오히려 베냐민을 구하기 위한 이유로 제시한다.

이 이야기는 유다를 비롯한 형들이 베냐민을 구하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이 무가치한 존재로 전락해도, 큰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불사하기로 다짐한다.


III. 변화를 겪는 삶은 어디서 오는가 - 진지한 숙고, 하나님에 대한 경험, 진정성 있는 죄 고백

숙고하는 자세,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의 변화, 삶의 변화를 일으킨다.

부모에 대한 자녀의 본분은 어디서 오는가. 아버지의 변화,  가정 상황의 변화가 아니다. 하나님의 개입, 하나님이 세상질서를 다스리는 일이 경험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부모에 대한 공경과 사랑은 부모의 문제가 심각할 때는 예외적으로 요구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이 정하시는 기준은 좀 더 다양한 요소가 고려될 수 있다)

한편, 죄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더 커지고 여러 문제가 파생된다. 형제들은 자신들 죄로 인한 야곱의 절규에 대한 경험이 뇌리에 박혔을 것이다. 하나님은 이를 이용해 사람을 짓누르실 수 있다. 형제들이 그에 20년만에 반응했고 짓누름이 풀렸다. 진정한 죄고백과 이에 따른 태도와 행동의 변화가 삶에 변곡점을 만든다. 또한 이것이 요셉에게도 큰 회복, 위로를 가져다 준다. 진정한 화해와 회복에는 진정한 죄고백이 전제되어야 한다.

내 삶,  신앙,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는 태도, 이웃을 대하는 태도, 내 죄를 대하는 자세를 돌아보라. 얼마나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지 돌아보라. 특히 내 죄를 축소하고 이웃이나 상황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지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