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창세기 34장
- 제목: 타락한 세상의 희망
I. 이제 막 정착하려는 야곱에게 닥친 충격적인 사건
야곱과 에서가 화해하고 각자 나뉘어 정착지를 택하여 거주하게 됨. 야곱이 가나안 땅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나안 거주민에게서 세겜 땅을 구매하여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한 터를 마련했다.
그러나 그 직후 걷잡을 수 없는 문제들이 벌어진다. 디나가 성범죄를 당하였다. 특히 욕되게 하였다는 표현은 디나의 인격, 인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사건이었음을 암시하고 그 가족이 입은 충격이 씻을 수 없는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뜨리는 큰 범죄.
5절에는 야곱의 반응이 나오는데 "잠잠하였다"는 말은 무관심, 무감각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아들들은 분노에 차올랐다. 부끄러웠고 슬픔과 분노를 느끼는 그들의 모습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II. 세상이 주는 표면적인 위로
하몰과 그 아들이 다가와서 준 이야기는 이제 막 정착하여 적응하는 야곱에게 달콤했을 경제적 보상, 권력과 지위의 보전이었다. 야곱은 적절히 반응하지를 못하고 있다.
야곱의 아들들이 이에 협상에 나서는데 겉으로는 정말 중요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 같다. 거룩, 하나님 백성 다운 삶의 표준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속내는 그들을 속이고 복수하려는 것이었는바, 할례 지시는 하나님이 언약 백성에 주신 것으로, 이방민족에 야곱의 아들들이 지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세겜의 남자들은 놀랍게도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 남자를 죽이고, 재산과 여자를 노략한다.
이에 야곱은 그제서야 탄식하는데 그것도 자신의 지위가 불안해졌다는 내용이었다.
III.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하는 추가적인 상황들
1) 26절을 보면 사실 디나가 욕보인 상태에서 세겜에 납치된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야곱과 그 아들들은 협상을 거부할 경우 디나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었고, 협상을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진노를 입게 될 상황이었다. 딜레마 상황에서 그들은 속임수를 쓰는 것으로 전략을 세운다.
이를 보면 어느 정도 아들들의 반응이 이해가 되는 면도 있고 단순히 광기 어린 복수가 아니었을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한 사람의 죄에 대한 대가를 전 성읍의 남자를 몰살하고 노략하는 것은 정의의 정도와 선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2) 야곱은 아들들의 실수에 역정을 내지만 자신의 지위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볼 수 있다. 아들들의 죄와 딸의 상태에는 관심이 없다. 어쩌면 1절에서 본 것처럼... 레아가 낳은 딸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야곱은 자기 중심성에 천착하여 아들들에 적절한 지시를 주지 못했고 그 결과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결혼생활과 잘 해결되지 않는 자기 성정이 가정과 민족에 위기를 낳았다.
3) 세겜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 충동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도 디나를 사랑하고 할례까지 받는 모습을 보인다.
좋은 소질을 갖고 있어도 죄는 잘못된 소욕을 부추기고 문화적 영향 속에 좋은 소질을 변질시킬 수 있다.
4) 하몰은 협상 과정에서 보상을 하려고 한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정직하지 않은, 노략을 하려 한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공익을 위하는 것처럼 속인다. 자기 아들의 범죄가 단초가 된 것은 드러내지 않는다. 자기 아들이 범한 죄에 대해 결혼이나, 디나의 욕보인 상황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하나님이 정한 질서에 대한 염려는 전혀 없이 경제적인 문제만 관심 갖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자기 이익을 위해 온 민족에 위기를 초래하는 어리석은 모습까지 보인다.
IV. 결어
피해자였는데... 죄와 타락의 영향 속에 자기중심성이 드러나 가정과 민족에 혼돈을 야기한다. 그 불화의 씨앗 속에 비극의 연속이 벌어진다. 요셉이 겪은 고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성경을 꾸준히 읽으면 거기서 끝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죄의 값이 무거움을 분명히 보이면서도 놀라운 반전, 화해와 회복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 타락한 세상에 살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