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출애굽기 25:1-22
- 제목: 그의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
I. 언약관계에서 출발하는 하나님과의 동행
출 25~27장은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기로 하신 하나님의 처소, 성막, 공간의 설계와 제작에 대한 말씀이다,
성막은 이스라엘 백성의 진 한가운데 놓인다. 물리적으로 하나님이 그 백성 가운데 거하기로 하신 것을 보여주는 장치인데 하나님이 그 백성 가운데 거하기로 한 사건은 실로 큰 사건이다. 가령 집에 불이 난 급박한 상황에 가족 중 소방관과 소화기가 있다면 얼마나 큰 안도감이 있을까. 갈 바를 알 수 없는 광야 속에 생활하는 이스라엘의 한가운데 천지의 창조주가 함께 하기로 하셨다!
이러한 사건은 결코 흔하거나 가벼운 일이 아니다. 에덴동산에서 사람과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 죄는 그 관계를 깨뜨렸다. 그 이후 긴 역사가 흐른 시점인 출애굽 시대에 다시 언약을 체결하고, 그 특별한 조건 아래 관계가 새로워졌으며, 그 덕분에 후속적 조치로 하나님과 그 백성이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언약 - 특별한 관계 - 함께 함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백성은 그 결과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님과의 언약, 그리고 새로워진 관계를 건강하게 가꿔 가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신약시대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주로 받아들이는 믿음 가운데 언약을 체결하고 하나님과 관계를 맺어 함께 하는 삶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그 은혜를 이해한다면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의 감격을 공감할 수 있으리라.
II.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가진 속성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 곧 알라딘의 요술램프, 지니를 소유한 것과 같은 이미지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나 중심의 신앙, 기복적인 신앙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22절은 속죄소 위에서 하나님이 말씀을 주시겠다고 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의 통치를 받는 새 질서가 세워진다. 하나님은 내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단이 아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세속적 질서를 끊어내고 자기자신을 비롯한 온갖 우상을 버리며 하나님의 말씀 아래 내가 삶의 주권을 내어드리는 것이 수반된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가 비난받는 큰 문제도 이와 연관된다. 하나님을 수단화하여 세속적 권력이나 가치를 더 크게 세우기 위한 장치로 이용하지 않는지, 도리어 나를 낮추고 세상의 것에 집착하지 않고 하나님을 따르는 마음을 갖는가.
그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영성의 분수령이 된다. 단순히 의무적인, 지식적인 신앙생활로 아무런 내 삶의 변화, 내가 속한 곳에서의 변화를 이끌지 않고 평일 가운데 아무런 순종도 없이 사는 신앙을 갖고 있다면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다시 바라보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내 삶을 드릴 때, 하나님이 내 삶을 주도하실 때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영성의 길이 열린다.
III.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편하지만은 않다.
성막을 제작하고 그 안에 들어가는 방식,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 매우 까다로운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거룩성과 백성의 죄성이 함께 하는 것, 조화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는 사람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두려움에 떨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접근의 불가능성을 가능케 하는 장치로 하나님은 속죄소를 성막에 두었고 각종 절차로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오기 위해 거룩함을 회복하고 경외감을 가질 필요를 갖게 하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예수의 사역 또한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었다. 육체의 소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예수의 대속 사역으로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올 길을 만드셨다.
내 삶의 가운데 하나님과 내 삶을 연결시킬 수 있는 열쇠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마음 깊숙이 새기고 간직하여야 한다. 그분의 이름을 의지하여, 내 죄를 속하여주길 바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히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IV. 하나님께 물들어 그 분의 속성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심에 더하여 우리 삶이 그분의 거룩함을 닮기 원하신다.
내 삶의 표지가 하나님의 말씀과 가르치심, 인도하심을 따라 거룩함을 갖추고 있는지 돌아보라, 타인의 삶 또한 그러한 기준으로 바라보라.
하나님의 말씀의 지시를 받아들이고, 거룩한 삶의 표준을 따라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모습이고 이로써 녹록지 않은, 광야 같은 세상 살이 가운데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의 실질을 경험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