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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한스푼/묵상나눔

형편없는 모습의 여호와의 팔

  • 본문: 이사야 52:13-53:12
  • 제목: 형편없는 모습의, 여호와의 팔

이사야서 40장 이후는 내용과 톤의 변화가 크다. 이사야서를 잘 이해하려면 당시 이스라엘이 놓인 처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바빌론에 의해 멸망당하고 생존자들은 포로로 끌려갔다. 절망적이고 비참한 현실에 놓였고 끔찍한 트라우마까지 남았다. 매일매일의 삶이 고통과 상처 자체인 이스라엘에게 회복과 구원을 이야기한다.

구원자의 이미지가 점점 구체화되는데 중간에는 바빌론도 멸망할 것이라는 점과 이것이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에 의할 것이라는 예언이 담겨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 죄의 문제, 하나님과의 관계 문제를 다루고 그 존재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종국적인 구원자의 이야기를 더하신다. 

생각해보면 이스라엘의 멸망은 국력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지켜주신 하나님을 저버린 죄의 문제였음을 기존의 선지자들을 통해 반복하여 선언되었음을 이스라엘은 알고 있었다. 당면한 정치외교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근본적인 하나님과의 관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역사는 반복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정치적 해방도 그렇지만 죄의 문제에서의 근본적인 해방은 이스라엘 백성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러한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하신다.

I. 죄가 가진 속성을 먼저 살펴보라.

죄는 실체가 있다. 관념적이기만 한 문제가 아니라 삶과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죄의 문제는 인간의 삶에 치명타를 날리는 심각한 것이다. 특히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영적인 문제에 무지한 사람은 그 심각성을 모를 수 있지만 이는 실로 심각한 문제이다.

죄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고 느낀다. 세상 속 문제들의 기저에는 죄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정면으로 다루기를 회피한다. 그 실체를 들여다보기도 어렵지만 본질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은 사람이 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죄의 문제는 있다. 이상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도 죄에서 자유롭지 않다. 예외없이 죄의 문제가 사람의 존재를 얽어맨다.

II. 심각한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님의 예상 밖의 방식

이러한 죄를 해결하겠다고 하신 하나님. 그가 보내겠다고 하신 구원자에 대해 사람은 강력한 승리자, 정복자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바빌론과 페르시아로 이어지는 강대국마저 이겨내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강한 군사력을 가진 왕의 이미지가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52장 14절 이하는 굴욕적인 구원자의 이미지를 그린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구원자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고 실망한다. 연약한 순 같은 구원자의 모습이 계속 묘사된다. 질고를 겪는 모습까지...

그런데 53:4...
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하나님의 종은 사람이 받을 징계를 대신 받는다. 이로써 사람은 평화를 누리고 회복을 얻는다. 사람이 스스로 저지른 죄의 결과를 직접 받지 않는다고 하신다. 누군가의 죄를 대신 갚는 것, 대속의 개념! 사실 이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구약에 하나님이 가르치신 제사 제도는 근본적으로 대속의 개념을 담고 있다. 하나님은 죄의 대가는 죽음임을 분명히 하셨고 죽을 운명에 놓인 죄인이 그 심각한 죄의 문제를 제물에 대신 물려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개념을 계속 가르쳐 오셨다.

죄는 정의를 무너뜨린다.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에 대한 공격과 반역. 그러한 죄에는 마땅한 심판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 죄의 문제를 하나님은 죄인이 아니라, 아무런 죄가 없는 그 종에게 돌리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충격적인 하나님의 약속에 사람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겠는가.

사람의 기대와 이상에 전혀 반하는 구원자의 모습에 처음엔 실망할 수 있지만 그 의미, 하나님이 계획하신 의도를 안다면 구원자의 모습은 실망할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송구해 할 것이다. 구원자가 당한 굴욕적이고 비참한 모습은 사실 우리에게 주어졌어야 했던 모습이다.

III. 실제로 오신 주의 종,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은 실제로 이사야의 예언을 이루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정말 이사야의 예언처럼 사셨다. 그의 죽음은 죄로 인해 흔들리고 무너지는 우리 삶을 위한 것이다.

이를 믿고, 그 의미를 이해하며, 받아들이라.

나를 위해, 내 죄를 위해, 또 죄의 피해자가 될 나의 운명을 위해 하나님은 그 일을 이루셨다. 내가 당할 심판을 대신 당하기로 작정하셨다. 내가 할 일은, 하나님께서 바라고 기대하시는 것은 내가 그저 그 사랑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여 이제는 세상에 그 사랑과 빛을 전하는 자로 살아가는 것이다.